[가디역 맛집 포장마차] 가산디지털단지역 5번출구 이름모를 노상포차

2023. 3. 3. 01:52돼지런한 일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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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퇴근 후, 가산 디지털단지역에서 있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길이었습니다. 5번 출구 쪽을 지나가는데,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소주하나에 우동하나 안주하나 시켜놓고 술을 마시던 장면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은 노상포차를 보게 되었습니다. 간판도 따로 없고 휑한 역 출구 주변에 덩그러니 있는 그 집을 보니 드라마의 한 장면이 생각나며 홀린 듯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.

 

[가게 내부]

가게는 그렇게 넓지 않았습니다. 노상이라 그런지 의자와 테이블 몇개가 전부였고, 저렇게 수조에 있는 것들을 바로 잡아 협소한 주방시설에서 조리를 해 내주는 구조였습니다. 사실 이런 노상 포장마차는 요즘 찾아보기가 힘들지 않나요? 적어도 제가 주로 다니는 생활권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스타일입니다. 퇴근 후, 저녁과 밤사이, 적당한 취기 왠지 어릴 적 성인이 되면 이루고 싶었던 로망이 생각나는 순간이었습니다.

 

[오징어 볶음]

 사실 처음에는 낙지 볶음을 주문하려 했지만, 이날은 낙지가 남은 게 없다고 해서 꿩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시킨 오징어 볶음입니다. 꿩대신 닭이라는 말이 미안할 정도로 너무나도 오동통하고 쫄깃한 오징어 상태에 소주를 한병 다 비워버렸습니다. 맵다기보다는 매콤한, 남자들의 소울푸드 제육볶음의 양념이 생각나는 맛에 고소한 참깨가 씹히며 오징어의 쫄깃함을 화려하게 꾸며 주는 맛이었습니다. 어쩌면 낙지가 없었던 덕분에 만난 행운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죠.

 

[닭똥집 볶음]

칼칼한 청양고추와 양파가 듬뿍 들어간 닭근위(닭똥집) 볶음 입니다. 어릴 적 로망에 포장마차에서 우동과 이런 볶음류 하나 시켜서 고독하게 술을 즐기는 게 있었는데 얼추 이루게 되었군요. 닭똥집은 냄새 잡는 게 핵심인데 이 집은 향신료를 강하게 쓰는 게 아닌 거 같은데도 잡내 하나 없이 맛있게 먹었습니다. 사실 술에 취해서 잘 몰랐을지 모르지만 어느덧 두병을 비우고도 마무리로 우동까지 시키고야 이 자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.

[포장마차 사이드 국룰 우동]

우동은 일반 시판 우동을 끓여주는 거였습니다. 사실 예상했던 크게 바라지 않은 메뉴이며 그저 노상 포장마차라는 분위기로 먹은 음식이 아닐까 싶네요. 아주 맛있게 잘 마무리했습니다. 이렇게 약간의 로망을 (사실 이미 옛날에 이룬 로망) 이룬 돼지런한 밤이었습니다. 위치는 가디역(7호선) 5번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있었습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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