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3. 8. 3. 00:41ㆍ돼지런한 일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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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 이모카세가 유행한다고 하죠? 일정 금액을 내고 그날의 소재 사정에 따라 이모님의 솜씨에 맡겨 상차림을 그득히 계속해서 내주는 거라고 하나요. 이 집도 그런 느낌이 아닌가 싶어요. 저는 분명 고기를 먹으러 왔는데 뭐가 막 많아요. 뭐가 되게 맛있는 걸 많이 줘요. 혼란스러움으로 배를 채우고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이었습니다.
입구의 간판부터가 한상가득이라며 반겨주고 있습니다.
분명히 고기집입니다. 그것도 꽤나 좋아 보이는 고기를 제공해 주시는 거 같아요. 전 분명 고깃집에 고기를 먹으러 온 게 맞습니다.
먼저 내주신건 떡볶이와 육회 입니다. 그래요 떡볶이야 뭐 반찬으로 나올 수 있죠. 육회도 서비스 맛보기로 약간 내주시는 곳도 종종 봤습니다. (소고기집에서 봤지 삼겹살 시켰는데 주신건 처음입니다.)
크림 새우 튀김과 김치전입니다. 김치전도 반찬일 수 있죠. 그래요. 근데 크림새우를 이렇게 주신다고요? 심지어 바삭하니 맛도 있었어요. 저것만 시켜서도 먹고 싶을 정도로요. 그런데 그 뒤에는...
파스타를 주셨습니다. 네 파스타예요. 절대로 따로 시키는 메뉴 아닙니다. 기본으로 주셨어요.
같은 가게입니다. 같은 곳이에요. 초밥을 줍니다. 고기초밥이 아니라 생선 초밥이에요. 묵은지 생선 초밥이에요. 정말 슬슬 정체성의 혼란이 옵니다. 그런데 이 혼란 싫지 않아요. 맛있거든요.
네 이제는 놀랍지 않습니다. 슬슬 적응이 돼요. 근데 고기 안 먹었는데 배도 불러요. 이렇게 배가 적응하는 건 싫습니다.
이제야 고기판 본게임의 시작인데 거기도 심상치 않습니다. 보세요. 고기판에 뭐가 또 많아요. 핫윙에 콘치즈, 해쉬브라운에 소떡꼬치까지. 실화입니까?
이렇게 나왔길래 싹 다 올렸어요. 글 쓰는 일자 기준으로 커플세트 4,7000원인데 이런 구성입니다. 미쳤어요. 남는 게 있나 싶습니다.
이제야 고기판을 보게 되었습니다. 사실 이미 약간 배가 부른 상태였어요. 근데 고기 자체도 너무 맛있어서 편안한 심정으로 먹었습니다. 그렇습니다. 초심을 찾았어요. 저희는 고기를 먹으러 온 거예요.
구성품 중 선택사항을 볶음밥으로 했습니다. 한국인의 디저트 아니겠습니까? 그렇게 밥을 먹는데 뭘 또 가져오셨어요. 이제는 슬슬 무섭습니다. 김치국수를 주시네요. 밥과 면 다 먹으니 참 좋네요. 마무리 입가심으로 아주 좋은 거 같아요. 정말 완벽한 코스입니다. 기름짐이 하나 안 느껴져요.
이렇게 정말 고깃집에 고기 먹으러 갔다가 코스 같은 한상차림으로 돼지런한 하루가 되어 버렸습니다. 이날 분명 살쪘을 거 같아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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